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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성의 대기

지구과학산책 조회 수 1154 추천 수 10 2012.02.14 17:02:39

 

 

태양계 행성들의 대기는 크게 두 가지로 구분된다. 지구나 화성과 같이 단단한 지각을 갖는 지구형행성들은 질소나 산소, 이산화탄소와 같은 비교적 무거운 기체로 이루어진 대기를 갖는 반면, 목성이나 토성과 같은 거대 가스 행성, 즉 목성형행성들은 수소나 헬륨과 같은 가벼운 기체로 이루어진 대기를 갖는다. 수소나 헬륨은 우주에서 빛으로 관측되는 물질의 99%를 차지할 정도로 풍부한데 지구형행성의 대기에 드문 이유는 무엇이고, 수성이나 달에 대기가 없는 이유는 또 무엇일까?

 

대기의 밀도는 지표로부터 멀어질수록 작아지며 행성간 공간과의 경계가 불분명하다.

 

 

행성의 대기를 이루는 기체분자들의 속력은 제각기 다르다

행성의 대기를 이루는 기체는 자유롭게 움직이며 공간을 채우는 것처럼 보이지만 행성의 중력의 영향을 받는다. 바다도 중력의 영향을 받지만 액체는 거의 압축이 일어나지 않아서(4000m 깊이에서 1.8% 부피감소) 깊이에 따른 밀도 변화가 크지 않지만 기체는 높이에 따른 밀도변화가 매우 크다. 이 때문에 바다는 해수면이라는 뚜렷한 경계를 갖는 반면 대기는 경계가 분명하지 않고 상층으로 갈수록 희박해지면서 행성간 공간으로 이어진다. 이러한 차이는 물질의 상태에 따른 분자들 간의 인력의 차이에서 비롯된다.

대기를 이루는 기체 분자들의 속력(운동에너지)은 대기의 온도와 관계가 있다. 하지만 온도가 같다고 해서 모든 기체분자들이 같은 속력을 갖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기체분자들이 움직이는 방향도 제각각이다. 어떤 분자들은 평균속력보다 훨씬 빠를 수도 있고 또 어떤 분자들은 훨씬 느릴 수도 있다. 대기의 온도는 기체분자 전체의 평균속력(정확히 말하면 제곱평균제곱근(root-mean-square) 속력)을 결정한다. 온도가 높아지면 기체분자들 전체의 평균속력이 커지고, 온도가 낮아지면 작아진다. 기체분자들은 평균속력으로부터 어떤 범위의 속력을 가질까?

 

 

기체 분자들의 속력은 맥스웰 볼츠만 분포를 따른다

볼츠만의 연구에 의해 기체 분자들은 예측 가능하고 규칙적인 분자속력분포를 갖는다는 것이 밝혀졌다. 기체분자들의 속력분포는 기체운동론에 근거하여 구할 수 있으며 실험을 통해 입증되었다. 이 속력분포는 맥스웰-볼츠만 분포라고 한다.

 

아래는 불활성기체분자들의 맥스웰-볼츠만 분포곡선의 예이다. 이 곡선은 분자들이 평균속력으로부터 어느 범위의 속력을 갖는지 보여준다. 어떤 주어진 온도에서 매우 적은 수의 분자들만이 매우 낮거나 높은 에너지를 갖고 대부분은 그 중간값의 에너지를 갖는다. 같은 온도라도 기체에 따라 평균속력이 다른 것은 기체에 따라 분자량이 다르기 때문이다. 헬륨이나 네온과 같이 가벼운 기체들은 속력이 빠른데, 같은 운동에너지로 더 빠르게 움직일 수 있기 때문이다.

 

같은 온도(25°C)에서의 불활성 기체들의 속력분포곡선.

 

 

맥스웰 볼츠만 분포에 따르면, 온도가 증가하면 속력이 빠른 분자들이 더 많이 늘어난다.

기체분자의 속력은 일정하지 않고 다른 분자와의 충돌로 계속 바뀐다. 하지만 온도가 변하지 않는 한 특정 범위의 운동에너지를 갖는 분자들의 수는 변하지 않는다. 분자 하나에 대하여 초당 수십억 번씩 충돌이 일어나는데 이러한 충돌이 맥스웰-볼츠만 분포가 달라지지 않게 하는 원동력이 된다. 분자들 사이의 충돌은 분자들의 속력이 가능한 한 가장 무질서하게 분포되도록 만드는데, 이때의 분포가 바로 맥스웰-볼츠만 분포이다. 

 

다음은 두 가지 다른 온도에서의 산소분자의 속력분포곡선이다. 고온이 되면 기체 분자들은 더 빠르게 움직이므로 분포곡선은 속력이 빠른 쪽으로 이동하고 속력분포의 폭도 넓어진다. 이 때 평균속력이 증가하는 정도보다 속력이 빠른 분자들의 개수 증가가 더 두드러지게 일어난다.

 

두 가지 온도에서의 산소기체의 분자속력분포.
온도가 증가하면 빠른 속력을 갖는 분자들의 수가 더 많이 늘어난다.

 

 

행성의 대기는 우주로 새어 나간다

대기 상층부의 기체분자들 중에 지구탈출속력보다 더 빨리 움직이는 분자들은 충분한 운동에너지를 가지고 있어서 대기권 밖으로 달아날 수 있다. 그렇지만 이로 인해 맥스웰-볼츠만 분포곡선의 고에너지 영역의(빠른 속력을 갖는) 분자들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대기는 태양으로부터 에너지를 얻고 있기 때문에 다른 분자들이 고에너지 분자로 바뀌고, 다시 이 분자들이 탈출하게 된다.

 

행성의 대기는 얼마나 빨리 우주로 새어나갈까? 이것은 대기를 이루는 기체의 평균속력과 행성의 탈출속력과의 차이에 의해서 결정된다. 만약 평균속력이 행성의 탈출속력보다 아주 작다면 대기 중의 기체가 모두 새나가는데 아주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다. 이 경우 대기는 거의 그대로 유지된다고 볼 수 있다. 지구 대기 중의 질소와 산소, 수증기 등이 이에 해당된다. 그러나 수소나 헬륨과 같은 가벼운 기체는 평균속력이 매우 크다. 아주 작은 소수의 분자들만이 행성의 탈출속력 보다 크지만, 이들 대부분이 지구를 빠져나가는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화성의 대기는 우주로 빠르게 유출 중

행성의 대기를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변수는 행성의 표면온도와 질량이다. 금성과 화성의 대기의 주성분은 이산화탄소와 질소로 같다. 이들은 약 95~96% 정도의 이산화탄소와 3% 정도의 질소로 이루어진다. 두 행성의 다른 점은 대기의 밀도이다. 금성의 대기밀도는 매우 높고 화성의 대기밀도는 매우 희박하다. 금성표면의 대기압은 화성표면 보다 15000배나 높다.

 

이런 차이가 생긴 것은 행성의 질량의 차이 때문이다. 화성 표면에서의 대기압은 지구표면에서의 대기압의 약 1/160 정도에 불과하다. 화성의 대기가 이렇게 희박한 이유는 화성의 질량이 지구나 금성 질량의 1/10 정도에 불과해서 대기를 붙들어 두는 힘이 약하기 때문이다. 화성의 대기는 계속 우주공간으로 빠르게 유출되고 있다.

 

화성의 대기는 중력이 약하여 우주공간으로 빠르게 유출되고 있다.

달에는  대기가 없다. 달의 하늘이 까만 것은 햇빛을 산란시킬 대기가 없기 때문이다.

 

 

달이나 수성의 대기는 이미 다 우주공간으로

달이나 수성에는 대기가 없다. 우주인이 찍은 달 사진을 보면 한낮인데도 불구하고 달의 하늘은 새까맣게 보이는데 이는 햇빛을 산란시킬 대기가 없음을 보여주는 증거이다. 달 표면에 대기가 없는 이유는 질량이 작기 때문이다. 달의 질량은 지구의 약 1/80에 불과하여 중력이 작다. 달 표면에서의 탈출속도(2,400m/s)는 지표면에서의 탈출속도(11,200m/s)의 약 1/5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초기에 달 표면에 있던 대기는 모두 행성간 공간으로 빠져나가고 없다. 수성의 표면에 대기가 없는 이유도 마찬가지이다. 사실 수성은 달 보다 질량이 4.5배 정도 더 크기 때문에 중력이 달보다 더 크기는 하지만 또 다른 문제는 태양에 훨씬 가까이 있어서 표면온도가 더 높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수성의 대기는 대부분 행성간 공간으로 유출되어 사라져 버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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